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봄 기운이 완연하다.

잠깐 중고차시장에서도 거래가 활발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어느 해 이건 겨울이 끝나가는 이맘때는 중고차시장이 짧으나마 잠깐의 활기를 보인다. 노루의 꼬리처럼 너무 짧아서 문제이지만…..
중고차 마당에도 듬성 듬성 빈 자리가 보이는 것도 이 즈음의 모습이다.
사 오는 대수 보다 팔리는 대수가 많다 보니 전시장이 비게 된다.
어느 경매장의 낙찰율은 계속 70% 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같은 지역 내 에서도 장사가 좀 되는 지역도 있지만 영 매기가 없는 지역도 있다고 한다. 사실 그런 역이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중고차 딜러 들의 밴드 모임에서 오고 가는 이야기이다. 허위미끼 영업으로 연일 방송에서 두드려대는 인천, 부천 지역도 별로 매기가 없는 지역의 하나이다.

잠깐 장사가 되는 듯 하다가도 다시 매기가 딱 끊어져 버렸다는 하소연도 들린다.
중고차를 사고 팔기는 해도 비싸게 사서 억지로 팔다 보니 적정 마진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하기도 하고…

차가 좀 팔리는 지역이나 그렇지 않은 지역이나 상품용 중고차 매물 구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 인 것 같다. 신차가 잘 안 팔려서 그런지 몰라도 중고차 매물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급한 마음에 경매장에라도 가서 중고차를 사 오려 하지만 막상 응찰을 하려고 보면 가격이 상승하는 폭에 입이 딱 벌어지게 된다. 내가 소매로 파는 가격 수준까지 경매 낙찰가가 올라가니 도저히 따라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저렇게 높은 가격으로 사서 얼마에 팔 수 있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본전에 팔고서 할부 피나 매도비를 챙기려는 속셈인지는 몰라도.

인터넷이나 핸드폰으로 경매에 참가하여 차를 사는 방법도 있다고 하기는 한다.
그런데 경험자들의 말을 들어 보면 가격을 꼭대기까지 써서 최고가를 제시해도 막상 차주가 팔지를 않겠다고 하면 그만이라고 한다. 말이 경매이지 전혀 경매가 아닌 단순 비교견적 서비스라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하루 종일 핸드폰만 들여다 보고 있어야 한다니 그것도 별로 탐탁한 방법은 아닌 것 같다.

차가 잘 팔리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중고차를 사기도 힘드니 앞으로 중고차 장사를 어떻게 해 나갈지 가슴이 답답하기만 하다. 내가 무얼 어떻게 잘못하고 있는 것일까 우울하기 까지 하다.

전환시대(轉換時代)를 살고 있는 중고차시장 사람들의 하소연이다.

일반 공산품 유통시장에서 10년 혹은 20년 전에 경험했던 일들을 지금 중고차시장 사람들이 겪고 있는 중이다.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 수요자 위주로 바뀌는 과정에서 사업자들이 겪는 고통을 지금 중고차시장의 장사꾼들이 느끼기 시작하고 있다. 아직도 중고차시장은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일부 경쟁이 치열한 지역이나 매매단지에서는 기존의 유통질서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과당 경쟁이나 무수익 영업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상황을 좀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점점 더 공급자 위주의 시장질서가 깨질 수 밖에 없는 상황들이 자꾸 나타나고 있다.

우선 매매업체나 중고차딜러들의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1998년에 2,252개였던 매매업체는 2010년에는 4,286개로 그리고 2015.9월에는 다시 5,090개 까지 증가했다. 중고차 딜러의 수도 2010년에 29,474명이 2015.9월에는 34,526명으로 증가했다. 1998년 대비로는 100% 이상 증가했고 2010년 대비 2015년을 비교해 보아도 약 17~18%가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시장의 기반이 커지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매매업체 수가 증가하는 것은 매우 불안한 조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매매업계 내부뿐만 아니라 업계 외부에도 폐차업체나 수출업체 들과 같은 경쟁자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들과는 공생의 관계이기도 하지만 점차 경쟁의 관계로 바뀌어 가고 있다. 신차판매사원들도 경쟁자라고 할 수 있다. 신차 판매사원들은 전통적으로는 중고차시장에 대한 가장 큰 매물공급 경로였지만 최근에는 그들도 여러 가지 형태로 중고차 거래에 개입하여 수익을 취하고 있어 사실상의 경쟁자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