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안녕하세요. 남편이 중고차를 파는 일을 합니다.

자식 하나가 있어 장난감도 사 줘야 하고, 여러 가지 필요한 게 많아 돈이 많이
드는데요. 처음에는 맞벌이를 하다가, 남편이 육아에 신경을 쓰라고 해서 현재는
전업주부입니다.

남편이 벌어오는 돈으로만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각종 관리비며 아이에게
드는 돈이 너무 커서 걱정입니다.
한 달에 차를 한 대 팔까 말까네요.
다시 일을 한다고 해도 남편은 반대를 하고 있구요.
인터넷에서도 중고차를 판다길래 ○○○카, ○○○림 등 여러 가지 알아봤는데
남편은 그런 거에 돈 들여도 효과 없을 거라며 전혀 사용하지 않구요.

그래서 제가 따로 조금씩 모아둔 돈으로 인터넷 중고차 사이트에 결제를 해 주려고
해요. 남편도 사용해 보고 좀 더 의욕을 가지고 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집에 오면 의욕이 전혀 없어요.

중고차 사이트가 참 많은데 어디가 제일 저렴하고 괜찮은지 좀 알려주세요.
제가 알아본 곳은 ○○, ○○, ○○, ○○, ○○ 이렇게 다섯 가지인데 솔직히
전업주부라서 뭐가 다르고 뭐가 좋은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추천 좀 부탁드립니다.

남편과 자식을 걱정하는 모습, 추석이 다가오니 더욱 더 마음이 씁쓸해집니다.

그래도 한 남자의 아내로서 남편을 걱정하시는 모습을 보니 감동적이고 남일 같지
않아서 더 공감이 됩니다. 저희 남편도 잘 다니던 회사에서 정리해고 당하고 나서
일거리를 못 찾다가 작년부터 중고차 일을 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밖에서 무슨 일을 하고 다니는지 모르겠지만, 차 관련 보험도 하고, 판매도
하고 그런 거 같습니다. 잘될 때는 500만원 이상씩 가져다 줄 때도 있지만 어떨
때는 한 달에 50만원도 못 가져다 줄 때도 있습니다.

그 기복이 심하다 보니 안정된 생활은 커녕 자주 돈 때문에 싸우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서 미칠거 같습니다.

질문자님 심정을 누구보다 더 이해가 가니 제 마음에도 눈물이 납니다.

○○○ 중고차 카운셀러입니다.

장문의 답변을 쓰다가 전부 지웠습니다.
아무래도 해결책이 아닌 듯 싶어서요.
중고차 사이트를 어떤 것으로 하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가격도 적지 않습니다.
누구한테 중고차 매매를 배우느냐 보다도 배울 자세가 첫 번째입니다.
배울 자세가 안 되서 못 하는 딜러들이 열에 일곱입니다.
하나는 배 부르고, 둘은 적당히 먹고 삽니다. 일곱은 시간 낭비에 빚만 집니다.
같은 지역이라면 저희 사장님께 배울 수도 있겠습니다만, 중고차 사이트가 정답은
아닙니다.
남편 기 좀 살려 주세요. 제 아내가 그랬듯이.

제일 위의 글은 어느 가정주부가 2013년 9월 초에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글입니다.
그 아래는 그 글에 대한 여러 답변 중 두 개를 발췌해서 옮긴 것이고요.

명색이 중고차 관련 교육을 한다고 이렇게 저렇게 프로그램을 짜고 강의를 하고 취업을
알선하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위 글을 보면 아주 우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의 글들은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닙니다.

아내를 실망시키는 풀 죽은 중고차 매매사원의 모습이 떠 오릅니다.
중고차 일, 혹은 밖에서 무슨 일을 하고 다니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표현도, 중고차 영업의
실상을 아는 우리들의 입장에서는 마음이 아픕니다.
열에 일곱은 시간 낭비에 빚만 진다는 말도 틀렸다고 쉽게 무시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어느 아내의 시각에서 본 중고차세계의 한 단면이지만 부인할 수 없는 객관적 사실이기에
중고차시장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영 마음이 불편하다는 것입니다.
성공하지 못한 영업의 결과가 가져오는 우울한 흔적이고 후유증이기도 합니다.

한 가지는 좀 다르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두 번 째 답변을 쓴 분의 글 중에 ‛배울 자세가 첫 번째입니다’ 라는 말에 대해서 입니다. 그 말
자체는 물론 옳은 말입니다. 저도 과거에 그런 내용의 글을 써서 블로그에 올려 놓은 적도
있습니다.(http://blog.naver.com/hdshin7/60184684807 / http://blog.naver.com/hdshin7/60184957241)

그런데 요즘 들어서는 중고차영업에서는 반드시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중고차 영업을 오래 했고 돈 좀 벌었다고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누구나 열심히 하면 성공
할 수 있다고 조언을 합니다. 성공을 하지 못하는 것은 충분히,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
이라고도 합니다. 살아남은 본인들의 경험과 사례를 통해서 하는 말이니 쉽게 무시할 수
없는 충고입니다.

그런데 중년 혹은 장년이 되어서 중고차를 생업의 수단으로 삼고자 해서 이 시장에 들어 온
사람들은 나름대로는 절실함과 간절함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공부를 하고 부지런히 현장 영업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배울 자세가 되어 있고 열심히 영업활동을 하는데도 거의 소득을 얻지 못하거나
미미한 결과로 인해 결국 시장을 떠나는 사람들 역시 적지 않습니다.
이 또한 엄연한 사실입니다.

왜 누구는 살아남고 누구는 쓸쓸히 떠나가야 할까요?
중고차 관련 교육을 약 3년 정도 해 오면서 위의 의문에 대해 느낀 점은 대략 두 가지 정도
입니다.

기간과 방법의 문제입니다.

우선 기간의 문제입니다.
중고차 관련 영업이나 사업이 제대로 자리를 잡기에는 상당한 시간 즉 숙성의 기간이 필요
하다는 것입니다. 본인의 성격상 혹은 경제적인 사정 때문에 단기간 내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렇게 빨리 자리를 잡는 경우를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

배우고 알아 두어야만 하는 지식이나 정보 혹은 기능, 기술들이 많이 있기도 하고 그 하나
하나가 그리 쉬운 내용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차량 상태를 제대로 평가하거나 매입 견적을
실수없이 제시하는 것 등 모두가 그리 녹록치 않은 과제입니다.

그레서 제대로 배우기에는 어느 정도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어쩌다 별 지식이나 기능이
없이도 운 좋게 몇 번의 거래를 성사시켜 우쭐해 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설픈 실력이나 요행은 언젠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되게 됩니다.
필요한 만큼의 시간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 시간과 숙성의 장벽을 통과하지 못하고 되돌아가는 사람들을 많이 보아 왔습니다.

중고차시장에 들어 온 사람들 중에서 청년층들은 상대적으로 시간의 압박을 덜 받습니다.
가족 부양의 부담이 없거나 덜하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여유를 가지고 배우게 됩니다.

그런데 중년, 장년 층들은 이러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관계로 유지해야 할 최소한의 소득수준이 있는데 막연하게 앞날을
기대하면서 오랜 시간을 학습에 투입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절충적 방법으로 야간에
대리운전 등 부업을 통해 약간의 경제적 문제를 해소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중고차영업의
집중도가 떨어져 전문성을 갖지 못하는 수준 미달의 상태에서 전전(轉轉)하기 쉽습니다.

시간에 쫓긴 사람들은 마음마저 조급해져 고객이나 차주 혹은 타 매매사원과의 관계에서
내 몫을 크게 주장하고픈 욕심이 나기도 합니다. 그런 욕심은 내 네트워크의 취약으로
이어져 내 영업환경을 더 악화시키게 됩니다.

중고차시장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긴 시간의 터널을 통과해야 하는데 사람마다
사정이 있기 마련이고, 그렇게 감당할 여건이 되지 못하면 결국 이 시장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떠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방법의 문제입니다.

중고차영업에 왕도는 없다고 말하면서도 내심으로는 어떤 방법이 그나마 효율적이고 보편성이
있는 방법인지를 항상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요령이나 기술적인 측면이 분명히 있기는 한 것 같습니다.
영업의 고수들이 주위에 많이 있는데 그들의 방식을 자주 보면서 느끼는 점입니다.

그렇다고 중고차시장에 갓 진입한 사람들이 알아야 할 지식이나 정보, 기능이 많기는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다 배운 후에 영업의 현장에 나간다는 것은 비 현실적입니다.

우선은 필수적인 지식과 정보, 기능을 익힌 다음에 일단 현장에 나가 부딪치면서 보다
구체적인 것들을 배워 나가는 것이 보통의 형태일 것입니다.

무엇이 필수적인 지식, 정보, 기능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영업의 형태나 경로에 따라 다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경매장에서 상품을 확보하는 방법을 선택했다면 차량에 대한 평가 기술은 상대적
으로 덜 급한 문제입니다. 경매장은 차량 평가시트가 거의 완벽하게 제공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적정 낙찰가격 대에 대한 파악은 쉽지 않습니다. 극히 짧은 시간 내에 결정되는 실시간

응찰경쟁에서 당황하지 않고 냉정하게 대응하는 것 역시 어렵습니다.

신차 영업소를 순회하는 방법을 택했다면 차량의 평가기능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있어야
합니다. 남들이 사가기를 꺼리는 문제차나 사고차를 팔아 치우기 위해 신입딜러들에게 방문
요청을 해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입 딜러들의 경우 이러한 미끼매물의 희생양이 되기
쉽고 몇 번의 시행착오가 반복되면 영업 자체에 흥미를 잃게 됩니다.

공매를 통한 상품확보는 제일 난이도가 높은 방법입니다. ‛깜깜이’ 패를 가지고 베팅을 하는
포커 게임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차급의 판별이나 옵션의 구분, 차량의 사고 유무 판정
그리고 견적의 제시 등 종합적인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1,000만원을 제시해야 하는
차량에 1,200만원을 제시해서 그대로 낙찰이 되어 결국 손절매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합니다. 남들이 900만원 수준에 제시하는 차량에 나 홀로 1,000만원을 적어 내어 호구
(?) 노릇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단이나 명함을 뿌려서 차량을 매입하거나 알선을 하는 방법을 택했다면 그 지역이나 시기에
대해서도 경험을 듣는 것이 필요합니다. 걸려 온 전화에 대해 어떤 대응이 필요한지도 배워야
할 사항입니다. 지금 현업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고참이나 고수들은 대체로 이러한 전통적
방식의 영업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일가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쨌든 위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필수적인 기초지식, 정보 기능을 제대로 전수시켜 줄 수
있는 매매상사에 들어가 그러한 기능을 조기에 전수 받는다면 초기 정착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질 것입니다. 매입매출을 주로 할 것인가 혹은 알선거래를 주로 할 것인가에 따라
갖추어야 할 지식과 기능이 달라지게 됩니다. 자금의 보유 규모와 조달 방법에 따라서도
매입매출 영업의 형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미 활성화되어 있는 초대형 매매단지의
매매상사에 들어간다면 보고 듣는 것이 많으므로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능력과 정보 공유 마인드가 있는 매매상사가 주위에 많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유감스럽게도 그리 많다고는 못할 것 같습니다. 가끔 매매사원 희망자들로부터 그런 매매
상사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합니다만 잘 대응해 준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열심히 하려는 자세만큼이나 올바른 방법으로 핵심적 영업 방법이나
요령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아무리 마음이 급하다 해도 차종별 차급에 대한 식별 기준과 옵션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필수조건입니다. 사고 유무나 사고 정도에 대한 평가능력도 필수입니다. 그런 것들을 우선

정확히 파악해 놓은 이후에 가격은 본인이 스스로 판단하기 힘들다면 선배나 동료 혹은
인터넷의 도움을 받아 책정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좋은 매매상사에 들어가서 좋은 방법을 전수받을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결국 스스로가 찾아서 배워야 합니다. 굳은 의지가 있으면 그러한 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되기는 하겠지요.

위 글에서 부인이 걱정을 하는 남편이 어디에서 어떤 형태로 영업을 하는 지는 잘 알 수
없습니다. 한 달에 한 대 팔까 말까 하는 정도라면 제대로 잘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부인은 좋은 중고차 사이트를 추천해 받을 요량으로 위 글을 인터넷에 올린 것 같습니다.
중고차 사이트가 어느 정도 유용한 점은 분명합니다.
그렇지만 중고차 사이트를 이용하려고 작정하기 이전에 그 사이트에 무엇을 광고·홍보
할 것인지 컨텐츠가 있어야 합니다. 그 사이트에 광고를 할 보유 중고차 매물은 어느 정도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만약 매물이 거의 없다면 결국 알선에 주력해야 하는데 알선을 위해 자신 혹은 자신의
사이트를 알리는 광고의 방법은 이미 기업형 허위·삐끼업체들이 독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거의 시도하기 어려운 방법일 것입니다. 비용도 감당이 되지 않구요.

블로그는 돈을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유용한 홍보, 광고의 방법이지만 블로그 포스팅에
대한 적성과 소질이 있어야 되기 때문에 아무에게나 추천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닙니다.카페
마케팅은 더욱 말할 것도 없습니다.

전업주부님의 남편 영업에 대한 관심과 성원의 마음이 절절히 느껴지기는 하지만 그 주부님의
생각대로 몇몇 중고차 사이트를 잘 이용한다 해서 그 남편 분의 영업이 확 피어날 것 같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요즘은 ‛열심히’가 아니라 ‛올바로, 제대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연합회 정책위원장/피치오토&컨설팅
신 현 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