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 내차 팔기 서비스에 대한 우려와 실상

내차 팔기 비교견적 서비스의 합법성을 둘러 싼 논란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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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들이 그 비교견적 경매에 참여하여 낙찰을 받기 때문에 매매업체의 소매 영업에 큰 피해가 될 것이라거나 혹은 중고차 딜러들이 너도 나도 그런 유사 서비스 사업에 뛰어들 것이라는 식의 주장은 거의 없어 졌지만 어쨌든 중고차 거래알선으로 판단될 수 있는 소지가 있는 사업을 단순히 통신사업자 등록증 만을 가지고 영위하는 점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중고차 매매업계에서는 형평성이나 생존권 위협 등의 이유를 내세워 여전히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매매업계에서 주장하는 우려를 종합해 보면 대략 이런 것 같다.
형평성도 문제이지만 매매업계의 영업기반이 심각하게 위협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비교견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 업 들의 수나 그들이 거래를 중개하는 중고차 대수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향후 그들의 영업방식을 공인해 주고 합법화해 주면 그 참여 업체 수나 그들을 통한 거래 대수가 크게 급증하게 되어 매매업계가 그런 스타트 업 들에게 예속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한 예속은 필연적으로 직접 매입 기회의 축소와 중고차 매입비용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시설 요건이 없기 때문에 너도 나도 쉽게 그 사업에 뛰어 들 것이며 특히 젊은 중고차 딜러들이 이탈하여 그 분야로 빠져 나가기 때문에 매매업계의 영업 기반이 위협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혹시나 하는 우려의 마음으로 그런 주장들을 하는 정서가 이해가 가기는 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주장들을 팩트로서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내차 팔기 서비스가 시설 요건이 없다 해서 그렇게 쉽게 뛰어들기 쉬운 사업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관련 서비스를 하는 스타트 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펀딩 등을 통해 최소 20~30억 원 정도의 자금을 기반으로 초기 시스템, 네트워크 구축 그리고 광고 비용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업을 시작한 지 1~2년이 경과했지만 이 들 업체 중 적정 매출이나 영업이익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업체는 아직 한 군데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타트 업들뿐 만 아니라 대기업 계열 경매장 운영주체들이 운영하는 유사 서비스도 마찬가지이다.

내차 팔기 서비스는 소요 자금 규모도 그렇지만, 아이디어나 시스템 구축이 문제가 아니라 운영 과정에서 신뢰성 있는 응찰단의 선발 및 관리 그리고 매우 정교한 마케팅이 필요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중고차 딜러들이 기존의 소속 매매상사에서 대거 이탈하여 이 분야로 진출할 것으로 우려하는 것은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예속이라는 표현도 너무 상투적으로 사용되는 것 같다. 
2000년 대 초반에 대우와 현대 등 신차메이커 계열회사들이 대형 경매장을 만들어 경매를 시작했을 때도 그 예속에 대한 우려가 강했다. 경매사업도 중고차사업인데 대기업들이 이 시장에 진출하면 영세 중고차매매업체들이 모두 대기업에 예속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을 했었다. 지금도 그런 주장을 하면서 경매장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일부 있다. 예속이라는 말은 지휘를 받거나 지배하에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지금 어느 매매업체가 경매장의 지휘나 지배를 받고 있는가?

2015년 한 해 일본의 중고차 거래대수는 6,786,814대 이다. 이런 일본에서 2015년 경매장에 출품된 중고차 대수가 7,186,707대 이며 이중 63.7%가 낙찰되었다. 일본의 중고차 매매업체는 사실상 경매장을 중심으로 해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경매장이 없으면 사업을 하지 못하는 구조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일본에서도 매매업체가 경매장에 예속되어 있다는 표현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공생이라는 표현을 자주 한다.

거시적 관점에서 경매장이라는 시스템은 중고차 내수 및 수출 사업자 모두에게 반드시 필요한 인프라임을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미국이나 일본이 전세계 중고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경쟁력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경매장이라는 하드웨어가 튼튼히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중고차시장은 다른 시장과는 달리 상품을 제조, 공급해 주는 공장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중고차를 판매하려는 사업자가 한 대 한 대 직접 사서 모아 팔곤 했다. 그러나 시장이 확대되면서, 그리고 새로운 사업자가 이 시장에 진입하게 되면서 보다 쉽게 상품용 중고차를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방법의 완성 형태가 경매장이다

그러한 경매장에 상품용 중고차를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방법의 하나가 일본의 매입 전문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경매장도 매입전문점도 아직 활성화되어 있지 못한 상태이다. 내차 팔기 서비스와 같은 형태가 태동된 것은 어쩌면 이러한 상황과 틈새에서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내 차를 팔아주기를 원하는 소비자들만큼이나 그런 소비자들의 중고차를 사기 원하는 매매업체들이 있기 때문이다.

■ 내차 팔기, 경매의 응찰주체

중고차 매매업계에서 진정 우려해야 할 것은 내차 팔기 서비스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서비스의 응찰군에 개인소비자가 직접 참여하거나 혹은 당사자간 직거래가 늘어나는 사태이다. 일반 소비자와 매매업체가 서로 경쟁의 대상이 되어 응찰을 하는 상황에서는 매매업체가 낙찰을 받을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 소매가격을 기준으로 응찰을 하는 일반 소비자와 도매가격을 기준으로 응찰을 하는 매매업체 간에 경쟁을 할 경우 그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동차의 유통경로 특히 경매라는 도매유통시스템의 특성이 인정되는 나라들에서는 경매의 응찰군에 개인이 포함되는 것을 대부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개인이 경매장에 출품을 하거나 혹은 경매장에서 낙찰을 받는 행위가 아예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미국의 경우에도 극히 일부 주(州)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주에서 개인의 경매출품과 낙찰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경매장을 딜러전용 경매장(Dealer Only Auto Auction)이라고 부르고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관리법에는 경매응찰 혹은 경매낙찰의 자격 요건에 대해 어떠한 규정도 두고 있지 않다. 경매장 운영 주체들이 자체적인 기준으로 응찰자격을 부여하고 있을 뿐이다. 내차 팔기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 업 들도 자체적인 기준을 설정하여 응찰의 주체를 중고차 매매업체나 딜러로 한정하고 있다. 그러나 도매유통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언젠가 우리나라도 이와 관련하여 명확한 기준을 법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 경매라는 유통의 형태에서 출품의 주체와 낙찰의 주체는 누구인가?
혹은 누가 주체가 되어야 하는가?

먼저 그와 관련한 일본과 미국의 법률을 살펴보기로 한다

■ 일본의 경매, 온라인 경매, 경매참가자.

일본에서 중고차의 영업에 관련된 근거 법령은 고물영업법에 규정되어 있다.
동 법에는 일반 중고차매매업은 고물상, 자동차경매장은 고물시장, 그리고 온라인 자동차 경매는 고물경매알선으로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다. 이들 업종 모두 경시청 공안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특별한 물적 시설 구비 요건은 없다. 따라서 요건상으로는 허가제 이지만 실제로는 신분상의 요건을 강화한 신고제와 유사한 형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경매장의 경우는 매매업체 이외에는 출품을 하거나 응찰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 근거 규정이 고물영업법 제14조 2항으로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이 규정되어 있다.

즉 사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 모두 고물상이 아니면 경매를 통해서 매매를 하거나 교환을 하거나 혹은 매각,교환을 위한 위탁을 받을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는 것이다

위 금지 조항은 단순한 선언적 규정이 아니다. 위반시의 처벌 내용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실효적 강제규정이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위와 같은 법률에 따라 일본에서는 경매장이 철저하게 중고차 매매업체(고물상)들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 누구도 고물상 허가를 받지 않고서는 경매장에 출품을 하거나 낙찰을 받을 수 없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많은 중고차 수출업체들이 경매장에서 낙찰을 받아 해외에 수출을 하고 있지만 이 들도 경매장에서 낙찰을 받기 위해서는 먼저 고물상 허가를 받은 이후에 그 자격을 가지고 경매장에 회원 가입을 하도록 되어 있다.

이렇게 출품과 낙찰이 모두 중고차 매매업체라는 전문가 집단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대량의 출품과 대량의 낙찰이 순조롭게 이루어 질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매매업체 입장에서도 경매장이 자신들 만의 플레이 그라운드가 되어 있기 때문에 경매장에 대해서 특별히 적대감이나 경계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 

■ 미국의 경매, 경매참가자.

미국은 일본과는 달리 각 주마다 서로 다른 자동차 관련 법규(Motor Vehicle Code)를 운용하고 있다. 표현 방식이나 관련 용어도 매우 다르다. 경매와 관련 해서 특별한 규정을 두지 않아 퍼블릭 경매장이 허용되는 주(州)들도 있다. 뉴 햄프셔나 버지니아 주가 그런 경우이다. 그러나 몇 몇 이러한 주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주에서는 경매를 자동차 딜러들만이 참가하는 도매 유통의 장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신차, 중고차, 도매업, 소매업, 알선업, 리스업 등 소정의 허가(License)를 받은 사람들만이 그 경매장에 참가하여 출품을 하거나 낙찰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래는 그 중의 하나인 오하이오주의 관련 규정이다. 우리나라와 법령의 표시 방법이 달라 다소 낯설기는 하나 그 기준은 명확하다. 자동차 경매장은 반드시 딜러전용(Dealer Only Auto Auction) 경매장이 되어야 함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아래가 그 구체적 기술 내용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미국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허가를 받은(Licensed) 자동차 딜러만이 경매장에 출품을 하거나 경매장에서 낙찰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단, 오하이오 주의 경우 보험계약 종료에 따라 만기 환입된 자동차를 판매해야 하는 보험회사나 대리점들은 별도의 자동차 딜러 허가를 받지 않더라도 직접 경매에 출품을 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고 있다. 소위 플리트(Fleet)물량의 경매출품을 유도하기 위한 장려 정책이다

■ 우리나라의 경매 참가자

우리나라의 경우 자동차 관리법에는 자동차 경매장에서 자동차를 판매(출품)하거나 자동차를 매입(낙찰)할 수 있는 자의 자격이나 요간에 대해서 어떠한 내용도 규정되어 있지 않다. 대신에 각 경매장 운영 주체들이 경매장 약관에서 낙찰자의 자격에 대해서 중고차 매매업체 혹은 수출업체 등으로만 제한하고 있을 뿐이다.  

출품에 대해서는 모든 경매장들이 일체의 자격 금지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렇게 외국의 사례와는 전혀 다르게 경매참가자의 제한이 없도록 규정한 것은 매우 특이한 일이다. 짐작 하건대 초기 경매장 운영 주체가 경매와 소매를 동시에 운영하려는 의도로 위와 같은 경매 조항을 정부에 제안하고 관련 정부부처에서도 세심한 고민없이 그대로 입법을 추진한 결과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에도 이름은 경매장이지만 경매보다는 소매에 더 치중하는 경매장들이 있는 것은 위와 같은 초기 경매의 연혁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출품과 낙찰에 대해서 이렇게 무제한으로 풀어 놓은 정책이 과연 좋은 결과를 가져 왔을까? 제한이 없으므로 경매의 문턱이 낮아져서 경매가 활성화되는데 기여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별로 그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 같다.

경매장이 중고차매매업체의 매매나 매물교환의 장이 되어야 하는데 일반 개인들도 출품을 하고 경매장 운영주체들도 직접 중고차를 매입하여 출품을 하다 보니 출품 주체로서의 중고차 매매업체 위상이 모호하고 미약해지게 된 것이다.
오히려 상품용 중고차의 매입 현장에서 중고차 매매업체와 경매장 운영주체간에 매입 경쟁이 야기되어 갈등을 빚는 사례가 반복되기도 했다. 상품용 중고차를 공급해 주는 곳이 경매장인데 오히려 그 경매장 들이 시중의 매물을 쓸어 가서 매물 구득난을 부추긴다는 생각을 중고차 매매업체들이 하고 있다.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 우리나라에서는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이나 미국의 경우 매매업체 전용 경매장(Dealer Only Auto Auction)에서는 출품의 주체도 혹은 낙찰경쟁의 주체도 오로지 매매업체들이며 이들은 나름대로 냉철하게 도매가격 수준과 소매손익 수준을 감안하여 출품을 하거나 응찰을 하여 낙찰을 받고 있다. 경매장이 매매업체의 생업의 터전이고 경매장의 활성화가 자신들 사업의 활성화와 직결되기 때문에 경매장에 대해 경계심이나 적대감을 가질 이유가 전혀 없다

한국에서는 일반 중고차 매매업체들 중 상당수가 경매장 운영주체들에 대해서 그리 호의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경매라는 기능에 대한 오해에서 야기된 부분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출품과 낙찰의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한 견해의 차이가 가장 큰 원인인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입장의 차이는 자동차관리법상 경매관련 규정의 모호함과 부실함에서 비롯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출품 중고차 조달주체와 그 차에 대한 응찰 주체가 분리되어 있는 현재의 경매장 운영 구조에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 중고차 매매업체들이 주도적으로 출품의 주체가 되고 또한 응찰의 주체가 되는 방식으로 변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 중고차시장에서는 자사차를 매각하는 일부 렌터카 회사 이외에는 제대로 경매장을 운영할 수 있는 주체가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본과 미국의 운영 사례를 참고하여 우리 한국에 적합한 경매관련 법 조항이 보완되기를 기대한다.

글. 연합회 정책위원장 신현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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