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중고차! 판매가격과 구입가격, 왜 차이가 큰가?

중고차를 팔아 보고 또 사보신 분들 대부분이 느끼는 의문입니다.

예를 들어, 타고 있던 중고차를 팔려고 중고차 매매상에게 가격을 물어 보았을 때는 900만원 정도 값이 나갈거라고 답을 하는데, 반대로 그 동급의 차를 사기 위해 가격을 불어 본다면 대략 1,000만원이나 1,100만원 이라는 대답을 듣게 된다는 것이지요.

이 경우 소비자들은 대부분, 중고차 업자들을 “도둑놈들”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요즘같이 먹고 살기 어려운 세상에, 중고차 한대를 사고 팔면서 백만원이나 그 이상을 챙기는 족속이라고 생각하니 부화가 치밀어 오를 만도 하지요.

그런데 정말 중고차딜러들은 차 한대 사고 팔면서 그렇게 쉽게 백만원 정도를 챙길 수 있을까요?

전혀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일반적인 경우에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가면서 생각을 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NF 소나타 트랜스폼 N20 럭셔리 2008년식 무사고에 80,000Km 정도 주행 차량에 대해 중고차딜러들은 소비자에게 매입가격을 900만원 정도를 제시하는 것이 보통일 겁니다.

900만원에 매입했다는 가정하에 부대비용들을 계상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매입가격 900만원에 기타 부대비용 90만원을 합하면 원가가 990만원이 되게 됩니다.

매입딜러는 위 차량을 대략 1,100만원에 판매 광고를 하지만 실제로는 1,080만원 정도에 판매가 이루어 질 것입니다. 약간의 할인은 일반적인 거래 관행이니 말이지요.

실제로는 매입딜러는 1,050에 광고를 하는데 알선 딜러들이 30만원을 더 붙여 판매를 성사시키곤 하는 경우가 더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소비자가 900만원에 매도한 차량을 다른 어느 소비자가 1,080만원에 구매를 하게 된 것입니다. 900만원에 매도한 소비자는 속아서 너무 싸게 팔았다고 분노할 수도 있지만, 이 거래의 과정에 개입한 어느 주체도 과도한 수익을 얻은 사람은 없습니다.

매입딜러는 990만원을 투자해서 45일만에 60만원의 마진을 얻었지만 이 또한 그리 과다하다고는 하기 어려울 것입니다.(모든 거래에서 이익이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팔다 팔다 못 팔아서 손절매를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 이지요)

굳이 문제라 하면 거래의 과정에 너무나 많은 경로를 거치고 그 경로마다 비용이 지출된다는 것이겠지요. 특히 중고차의 매입,관리주체(매입딜러)와 판매주체(알선딜러)가 상이함에 따라 발생하는 이중적 비용지출의 문제는 예전부터 계속 제기되어 온 문제이기도 합니다.

한 주체가 위 모든 경로를 다 감당할 수 있다면 중고차의 매도인이나 매수인 모두 좀더 비싼 값을 받고 차를 팔거나 좀 더 싸게 차를 살 수가 있겠지요. 미국의 Carmax라는 매우 큰 중고차 유통회사가 위 절차의 대부분을 직영으로 하여 원가를 절감하여 성공했다는 사례가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요원한 일 입니다. 보통의 자금력과 정교한 시스템이 아니고서는 위 절차를 통합,직영화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결국 중고차 유통시장에서의 구조적인 문제(복잡,다단) 때문에 중고차의 판매가와 매입가 사이에 큰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우선은 매매업체들이 소비자들의 위와 같은 의문과 우려에 대해 납득이 가도록 제대로 설명을 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매입의 주체가 직접 판매까지 함으로써 중간 거품을 줄이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지금도 그런 경우가 있기도 하지만 일반 고객들은 누가 매입딜러인지 혹은 알선 전문인지 알기가 어렵기 때문에 실제로 별 도움이 되기 어렵습니다. 

양심이 있는 매매업체들도 많이 있지만 이 분들은 대체로 타 업체의 무리수와 변칙을 보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나만 제대로 하면 되지 뭘”하고 체념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사례가 반복되어 오다 보니 지금의 중고차시장의 쉽게 정화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른 것 같습니다. 허위.삐끼 영업이라는 말도 안되는 작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그 단적인 예인 것입니다.

허위나 삐끼영업 행위를 당해 본 소비자들은 중고차시장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해 누가 무슨 말을 해도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치를 떤다”는 말이 하나도 과장된 표현이 아니라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