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중고차가격 이야기 - 경험 나누기

요즘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매일 전화로 혹은 카톡 메시지로 열 번 혹은 스무 번 정도 가격 상담을 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중고차경매에 출품하기 위한 혹은 수출용으로 공급하기 위한 중고차를 매입하기 위해 소비자들의 매각 희망차량에 대해 낙찰 가능

가격 혹은 직접매입 가능가격을 제시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말이 제시해 준다는 것이지 실제로는 어떠한 차가 언제, 얼마에 거래된 적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는 정도에 불과합니다.

저 자신이 가격에 대해 거의 문외한 이다 싶은 사람이지만 전산상 가격제시 시스템이 있으니 어설프게 나마 상담 같은 것을 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중고차 가격 상담이 시스템 만으로 이루어 질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통계의 뒷받침과 경험이 있어야 제대로 된 가격 상담을 해 줄 수 있는 것입니다.

블로그에 중고차가격 이야기를 쓰면서 미국 유수업체의 가격 산정 시스템을 소개했습니다.

조만간 일본 업체의 가격산정 사례에 대해서도 포스팅을 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결론을 먼저 말 해서 김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그러한 나라들의 가격 산정 시스템을 도입, 활용할 수 있느냐고 누군가가 질문을 해 온다면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은 ,유감스럽게도 “아니오”가 될 것입니다.

절대로 안 된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 제대로 이루어 질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여러 번 지적해 왔지만 우리나라에는 중고차 거래가격에 대한 데이터가, 경매 거래가격 이외에는, 별로 공개된 자료가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소매거래 가격 자료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설사 공개된 자료가 일부 있다고 해도 대부분 거래가격이 과표기준으로 축소 기장되거나 신고되어 있는 내용일 것입니다. 실제 거래가격을 추론해 내기 어려운 소스입니다.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베이스가 없으면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가격 산정시스템은 구축되기 힘듭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현실적으로 중고차딜러들이 어떠한 방법으로 가격을 배우고, 익히고. 고객들에게 제시해야 할까요?

예전의 포스팅에서 잠깐 이와 관련된 내용을 포스팀 한 적이 있습니다.

웬만큼 가격을 안다고 하는 전문가 급 중고차 딜러들도 중고차 매입 요청을 받으면 일단 휴대하고 다니는 시세표를 통해 대략적인 가격 선 만을 제시해 놓은 다음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가격 확인 작업에 들어갑니다.

가격을 확인해서 다시 통보를 하면서 금액을 조정하는 것입니다.

보통은 제일 먼저 인터넷 중고차 쇼핑몰상의 소매 제시가격을 알아 보게 됩니다.

전산상의 가격이 광고 가격인지 입금 가격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직접 차주에게 전화를 해 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경매장을 이용하는 업체를 통해 최근의 경매장 낙찰 가격을 확인해 보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수출이 될 것으로 생각되는 차종에 대해서는 수출업체나 수출딜러 들에게 가격을 문의해 보기도 합니다.

노후차량은 폐차장 영업직원에게 폐차 인수가격을 물어 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가격 확인 방법은 하고 최근에 그러한 차종을 거래해 보았을 것으로 짐작되는, 친한 딜러에게 물어 보는 방

  법입니다. 한 명에게 물어 보는 것 만으로는 안심이 되지 않아 두명 혹은 세 명에게 물어 보기도 합니다. 상호간 이렇게 가격을 물

  어 보거나 대답해 주는 관계는 보통은 매우 친하거나 같은 매매상사의 딜러들간에나 가능한 경우입니다. 가격 확인의 목적도 있

  지만 나중에 그 차의 거래 결과에 대해 자랑을 하거나 위로를 받을 수 있도록 예비적 소통을 하는 목적도 있습니다.

종합해 보면 중고차의 매입가격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인터넷 광고가격이나 시세표를 통해 가격을 확인해 본 후 친한 딜러에게 가격대를 확인 받아 그 가격을 매입가격으로 고객에게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인터넷이나 시세표 상에 제시된 광고가격이나 친한 딜러 들에게서 입수한 거래가격의 정확성 여부에 따라 최종적으로 고객에게 제시하는 매입 가격의 적정성이 결정될 것입니다.

문제는 인터넷이나 시세표 상에 표시되어 있는 가격 정보가 내가 얻고자 하는 바로 그 차종, 그 등급, 그 옵션, 그리고 같은 품질의 가격 정보와 정확히 일치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차 마다 수 많은 가격 결정 요소가 있는데 그것들이 항상 표준화된 형식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은 제시된 혹은 입수된 가격 관련 정보에 대한 판단 능력과 해석 기술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판단 능력과 해석 기술의 차이가 보통의 딜러와 선수 급 가격 전문딜러와의 차이를 결정합니다.

보여 주어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들려 주어도 실제로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품용 차량을 입찰 받기 위해 렌터카 회사들의 공매장을 이용하는 경우 위와 같은 능력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게 됩니다. 경매장의 경우 출품 리스트에 해당 차량에 대한 모든 정보가 정확하게 제시되어 있고 낙찰예상 가격도 제시된 시작가를 통해 어느 정도 예상을 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공매장의 경우는 다릅니다. 

입찰차량에 대한 차종정보조차도 대략적으로만 제시되어 있고 기타 모든 정보가 전혀 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설사 제시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 정보가 잘못된 것으로 사후 판명되어도 공매장 측 에서는 일체의 클레임을 인정해 주지 않습니다.

입찰자가 차량에 대한 모든 정보를 스스로 알아서 평가하고 그에 대한 가격을 산정해야 하는 시스템입니다.

마치 포커 게임에서의 ‘깜깜이” 와 같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초보 딜러는 말 할 것도 없고 웬만큼 기본이 있는 딜러 조차도 공매장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차량평가 상의 착오와 그에 따른 가격산정의 실수로 손해를 본 딜러들이 부지기수 인 것입니다.

차량 정보의 입수와 판단 그리고 해석이라는 것이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님을 보여 주는 사례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고 여러 번의 실수 경험을 할수록 가격산정의 능력이 쌓여 가기는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실수에 따른 경제적인 손실이나 책임으로 인해 아예 중고차시장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중고차시장은 아마추어의 학습장이 아닌 프로들의 전쟁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고차 가격을 빨리 그리고 제대로 이해하고 배우기 위해서는 본인의 경험 뿐만이 아니라 남들의 경험도 많이 접해 보아야 합니다.

그러한 방법의 하나로, 예를 들어, “가격 동아리” 같은 것을 몇 몇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같이 만들어 교류를 하는 것은 어떨까요?

예를 들어 본다면,

▲매주 한 두 번씩 모임을 갖고 모임 시마다 발표자를 내정하는 것으로 원칙을 정하고,

▲지정된 발표자가 사전에 연구한 특정 차종, 차군(車群)의 가격형성에 대해 발표를 하고,

▲나머지 참석자들은 본인이 지난 기간 거래했던 실 거래가격을 공개, 전체가 공유하고,

▲공유된 사례에 대해서는 카페 등의 형식으로 내용을 기록, 보존해 가는 형식입니다.

영업상 Knowhow의 측면이 있는 정보에 대해서는 공개의 범위를 제한하면 될 것입니다

  이미 가격산정에 정통한 사람들에게는 위와 같은 시도가 우습게 보이겠지만 딜러 세계에 갓 입문한 사람들이나 작은 매매단지에 속해

  있어 많은 차종을 취급해 보기 어려운 딜러들에게는 유용한 학습의 장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남에게 발표를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두 번 세 번 사실을 조사하고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그러한 과정을 통해 가격에 대한 지식과 자신

  감이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아주 친한 딜러들 간에는 알게 모르게 위와 같은 가격산정의 경험과 기술을 공유하는 사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교류의 범위를 좀 넓혀서 다양한 가격 학습의 기회를 가져 보자는 것이 위 제안의 취지입니다.

상대적으로 거래상의 난도(難度)가 크고 리스크가 있는 “수입차”에 대해서 위와 같은 시도를 한다고 생각하면 그 취지가 쉽게 이해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수출시장 상황이 좋은 기간에는 “러시아 향 신차 급 RV” 혹은 “리비아 향 노후 저가차” 등과 같은 세분화 운영도 가능할 것입니다

혼자서 시세표를 통해서 눈으로만 보는 것에 비해 그러한 모임을 통해 타인의 경험을 듣는 것은 훨씬 강하게 우리 머리의 지식창고에 보관되게 됩니다.

Pricing에 왕도는 없는 것 같습니다.

Les Kelly라는 사람이 본인의 가격관련 Knowhow를 타인에게 공유해 주기 시작하면서 오늘 날 켈리 블루 북(Kelly’s Bluebook)이라는 아주 유용한 시세표가 가격의 Guide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가격의 산정과 관련된 나의 작은 경험 그리고 타 딜러의 Knowhow가 하나로 모여 질 때 보다 큰 정보가 되고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중고차가격에 대한 연구 혹은 공유의 동아리가 하나 둘 확산되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데이타가 없는 한국의 중고차 유통시장에서 그나마 체계적인 경험의 공유가 최소한의 대안이 되기를 기대하는 것입니다